- 주별:
- 워싱턴주
미국 태평양 연안 북서부에 위치한 워싱턴 주의 레이니어 산과 타코마는 상대적으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로 천혜의 자연 경관과 문화, 예술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이상적인 곳이다.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에서 남쪽으로 20분 정도를 달려가면 세계적인 수준의 예술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항구 도시 타코마가 자리잡고 있고, 그곳에서 또 남동쪽으로 한 시간 반 가량을 달려가면 때묻지 않은 대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는 레이니어 산을 만날 수 있다.
만년설이 장관을 이루는 레이니어 산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워싱턴 주에서 가장 높은 산인 레이니어 산이었다. 알라스카를 제외한 미국 전역에서 가장 많은 빙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설레임을 안겨준 이곳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장엄하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검은 바위와 하얀 만년설의 대조적인 조화가 마치 그림 엽서를 보는 듯한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들게 했고, 그 주위를 둘러싼 푸르른 초목까지 더해져 가히 장관을 이루었다. 좀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오른 하이킹 길은 간간히 마주치는 너구리, 사슴과 같은 야생 동물과 다양한 폭포 및 호수 등으로 지루할 틈이 없었다.
레이니어 산 정상 가까이에 다다랐을 때, 스노우 슈잉과 스키, 썰매를 즐기러 온 사람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장비를 서둘러 챙기고 하얗게 펼쳐진 눈밭을 걸어오르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볍고 경쾌했다. 그 옆으로 썰매를 타고 깔깔거리며 내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따뜻한 계절엔 캠핑과 바이킹 등 더 많은 야외 활동도 즐길 수 있다고 하니 꼭 다시 찾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싱턴 주 레이니어 산
타코마 다운타운 박물관 지구
그림과 같은 장관을 뒤로 하고 박물관 지구를 방문하기 위해 타코마 다운타운으로 달려갔다. 여섯 개의 박물관과 더불어 역사적인 유니언 스테이션 건물, 타코마 소재 워싱턴 대학, 다운타운을 가로지르는 경철도, 수많은 보트가 정박해있는 항구, 환상적인 배경의 레이니어 산이 한데 어우러져 잘 정돈된 매력적인 도시를 연출하고 있었다.
타코마에 가면 꼭 방문해봐야 한다는 유리 박물관과 더불어, 태평양 연안 북서부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4천 5백여편의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타코마 미술관을 방문했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타코마가 낳은 세계적인 유리 공예가Dale Chihuly의 작품을 도시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유리 박물관 앞의 브리지 오브 글라스를 포함하여 도시 곳곳에 전시된 그의 작품들을 보며 이곳 사람들이 그와 그의 작품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워싱턴 주 타코마 브리지 오브 글라스
유리 공예 직접 체험해보기
타코마 다운타운에서는 유리 공예가들의 작품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튜디오로 찾아가 직접 유리 공예를 체험해볼 수도 있다. 수천 도에 달하는 이글거리는 용광로를 뒤로 하고 땀을 흘리며 작품에 몰두하는 장인의 열정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무엇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직접 만들어본 유리 공예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해주었다.
레이니어 산과 타코마 다운타운에서 보낸 시간들은 알차고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대자연과 세계적인 수준의 문화, 예술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곳은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꼭 한 번은 방문해야 할 그런 곳이었다.
워싱턴 주 타코마 에어리어 253 유리공예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