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별:
- 애리조나주
애리조나 주 플래그스태프(Flagstaff)는 연중 내내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여행지이지만, 날씨가 선선하고 상쾌하면서 경치 또한 예술적인 가을철이 특히 최고입니다.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n)의 관문과도 같은 플래그스태프는 대자연을 감상하고 루트 66(Route 66: 66번 국도) 문화와 활기찬 번화가의 삶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여행지입니다.
코코니노 국유림에서 해돋이 보기
꼭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당부를 듣고 졸린 눈을 비비며 코코니노 국유림(Coconino National Forest)으로 향할 때만 해도 그다지 특별한 감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해가 떠오르는 순간 눈앞에 믿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광경이 펼쳐지면서 일찍 일어나 서두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을 단풍이 든 사시나무들이 초록색과 황금색으로 어우러진 강렬한 색을 발하는 가운데 저 멀리 파란 하늘 아래 붉은 바위 수백 개가 한꺼번에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등 뒤에는 산봉우리에 눈이 쌓인 산들이 문자 그대로 위용을 떨치며 우뚝 서 있죠. 주변에 자리한 다양한 트레일 가운데 아스펜 루프 트레일(Aspen Loop Trail)을 따라 짧은 하이킹을 즐긴 후 휴식을 취하고 국유림이 연출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한 시간 정도를 보냈습니다.
루트 66 오토바이 투어
멋진 아침을 보내자 플래그스태프의 보석과도 같은 아름다움을 더 발굴하겠다는 의욕이 충만했습니다. 게다가 오토바이로 루트 66을 달린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요? 풍채가 늠름한 은색 할리 데이비슨(Harley-Davidson)을 모는 투어 가이드 헤리(Harry)의 뒷자리에 타고 플래그스태프의 번화가와 특히 그 유명한 루트 66을 도는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루트 66을 따라 드라이브하며 정통 레스토랑과 아주 시원한 바 등 명소도 몇 군데 들렀습니다. 새로운 도시를 탐방하기에 더없이 멋진 방법이었죠! 다음에 또 오게 되면 해리와 오토바이 투어를 한 번 더 해 볼 생각인데, 그때는 그랜드 캐니언을 올라가 볼까 합니다.
도보로 시내 탐방하기
오토바이의 스릴을 만끽한 다음에는 플래그스태프 다운타운을 걸어서 구경했습니다. 아름답게 리모델링된 웨더포드 호텔(Weatherford Hotel)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맛있는 프렌치 딥 샌드위치(French dip sandwich)와 칩을 먹고 나니 다운타운을 구성하는 다섯 개의 블록을 돌아다닐 에너지가 채워졌습니다. 이 지역에는 멋진 부티크, 아주 맛있는 과자점과 미술관으로 가득할 뿐만 아니라 플래그스태프 에일 트레일(Flagstaff Ale Trail)의 한 구역을 이루는 양조장 일곱 군데도 있습니다.
마더 로드 브루잉 컴퍼니(Mother Road Brewing Company)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 이곳이 마음에 들 것이라고 직감할 수 있었죠. 대부분의 손님들이 야외에서 애완동물과 함께 노는 모습을 보니 이 곳은 완전히 제 스타일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로드사이드 아메리칸 에일(Roadside American Ale)과 골드 로드 콜쉬(Gold Road Kolsch)라는 이름의 크래프트 맥주를 맛보았는데, 맛도 맛이지만 펍에 만연한 편안한 분위기가 특히 놀라웠습니다. 건물과 손님을 고스란히 우리 동네로 옮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로웰 천문대에서 달 관측하기
드디어 로웰 천문대(Lowell Observatory)를 찾아갈 차례가 왔습니다. 언덕 높은 곳에 자리한 천문대에서는 플래그스태프의 아름다운 전망이 다 보입니다. 1930년 바로 이 천문대의 칠흑같이 어둡고 작은 연구실에서 명왕성이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제 마음을 사로잡은 건 클라크 굴절 망원경(Clark Refractor Telescope)이었는데요. 뻥 뚫린 천장 위로 정확히 맞추어진 망원경을 통해 보는 달이 얼마나 가깝게 느껴질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입니다. 렌즈를 통해 보인 달의 모습이 얼마나 세세하던지 너무도 놀랐습니다.
리틀 아메리카 호텔(Little America Hotel)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플래그스태프에서 보낸 첫 번째 하루를 마무리했고, 즐거움이 충만한 또 다른 하루를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